아빠의 두번째 명령..



먼 길을 달려 와 오후내내 물에서 놀았던 녀석..
피곤하지도 않은지..
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나를 깨웠습니다..

"아빠 일출 보러 가자며?"

-옹? 몇신데?

"4시"

- @@; 벌써 일어났어?
좀 이른데.. 5시는 돼야할 것 같은데..

"아빠 깨우려면 한 참 걸리잖아~"

ㅡ,.ㅡ;;


그렇게 아이의 핀잔을 듣고서 그를 만나러 해변으로 나아갔습니다..

- 자 여기에 서 봐..
그리고 가슴에 태양을 담는거야...
이건 아빠의 명령이야..
아빠가 아들한테 명령하는 일 자주 없지.
.근데 이건 명령이야..

"여기 서면 돼?"

- 응.. 바다를 타고 오는 태양이 가슴에 잘 닿도록 맞춰 서는거야..
그리고 태양을 가슴에 담아..

아이는 아주 잠시 어색한 자세로 서 있었습니다..
그리곤 일출을 담는 나를 구경?하기도 하고.. 파도랑 놀기도 하고..
어제 잡았다 다 먹지? 못한 조개들을 하나씩 바다로 돌려보내 주었습니다..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
그렇게 거창?한 해맞이를 하고 돌아 오는길..
아이에게 아비의 명령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..

-아들! 태양은 이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존재야..
뜨겁다는건 열정을 상징해..
열정이 무슨 뜻인지 알아?

"어... .알아...
집착..
무언가에 끈질기게 매달리는거.."

- @@;;
아냐... 집착이랑 좀 다른거야...
가슴에 열정을 품으면
두려운것도.. 지치는 일도 없어..
아들이 자라면서 무언가가 되고 싶다..하고 싶다..는 것이 명확해지면
그것을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열정이라는것이 필요하거든..

아들이 기억하지 못 할것도 같은데..
아빠가 아들에게 "명령"이라는 이야기를 한게 이게 두번째야..

"기억 안나는데..."

- 아빠랑 둘만의 여행 처음 왔을때..
정동진에 큰 배 있던곳 기억나?
거기서 아빠가 바다만큼 넓은 가슴을 가지라고 했었는데...

"응.. "

- 그게 첫번째 명령이였어...
가슴이 바다만큼 넓어야..  태양을 가슴에 품을 수 있고..
그 열정의 뜨거움에 스스로가 데지 않을 수 있거든..

아빠가 아들에게 내릴 명령이 이제 하나 남았다..
그건 좀 더 아들이 커야 받아들일 수 있을꺼야...
그때 또 아빠랑 단 둘이 여행 오자..

"응..
하나 남은건 뭔데?"

- 그건 그때가서 이야기해 줄께.. ㅋㅋ

"피~ "

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아이가 빛나는 사람이기보다...
스스로 충만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며...

아이에게
바다만큼 드넓은 가슴을 키워라 명했습니다...
태양만큼 뜨거운 열정을 품으라 명했습니다...

아이가 얼마나 교감을 하고 있을지 몰라도
아비의 욕심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..




by apoptosis | 2009/07/01 01:41 | 홀아비의 육아일기 #2 | 트랙백

트랙백 주소 : http://apoptosis.egloos.com/tb/4426367
☞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(트랙백 보내기) [도움말]
※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.

◀ 이전 페이지          다음 페이지 ▶